시즌 2. 인류를 살린 사람들
제3화. 우연을 지나치지 않은 사람
어린 시절 알렉산더 플레밍은 들판에서 조용히 개미를 바라보던 소년이었다. 청년이 된 그는 사람의 몸속에서 자연의 질서를 발견하려 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의 인생을 바꾸는 하루를 만나러 갑니다.
나의 타임머신은 이제 출발합니다.
1928년 9월 런던
시간의 문이 열리자 이른 아침 특유의 서늘한 공기가 연구실 복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아직 약했고, 연구실은 며칠 동안 비워 두었던 듯 조용한 정적이 흐르고 있다. 문이 천천히 열리고, 익숙한 듯한 발자국 소리. 알렉산더 플레밍이었다.
그는 휴가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볼 생각이었다. 연구실 여기 저기에서는 배양접시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는 실험복을 벗어던지고, 책상 위에 정리 안 된 배양접시를 하나하나씩 살펴보고 있었고, 나는 그의 연구실 창가에 찻잔을 준비하고 있다.

우연한 발견 페니실린
창박에서는 런던의 흐린 하늘 사이로 햇살이 조금씩 번지고 있었다. 홍차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연구실의 차가운 공기를 천천히 녹였다. 나는 찻잔을 들며 물었다. "휴가는 잘 다녀 오셨어요?" 그도 찻잔을 들어 홍차를 한잔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다가 나를 바라보며"가끔은 연구실을 떠나는 것도 필요하지요" 그러면서 다시 찻잔을 내려놓곤, 쉬지 않고 살피더니 배양접시를 하나씩 들어 올리고, 메모를 확인하고, 필요 없는 것은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였다. 플레밍의 손이 한 접시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그저 그 배양접시를 창가쪽으로 가져가 빛에 비춰 보았다. 나도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배양접시 한쪽에는 푸른빛이 도는 곰팡이가 자라고 있었다.
원래라면 오염된 실험은 실패로 여겨졌을 것이다. 버리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고, 곰팡이 주변만 둥글게 비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세균이 자라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나는 바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엇이 보이십니까?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인가요?" 플레밍은 한잠 동안이나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배양접시를 떠나지 않았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상 합니다!"
감염치료의 출발점을 열다
"여기만 세균이 없습니다" 나는 다시 물었다 " 실수는 아닐까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 실수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라는 결론도 관찰을 마친 뒤에야 내려야 합니다."
앗! 이 말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너무 빨리 '실수'라고 단정하며 지나치는가.
플레밍은 배양접시를 버리지 않았다. 대신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확대경을 들고 곰팡이 주변을 다시 살폈다, 메모를 남기고, 다시 관찰하고, 또 질문했다.
역사적으로 플레밍은 이날 이 곰팡이 시작해서 "이 곰팡이가 세균의 성장을 막는 물질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 물질을 훗날 페니실린이라고 명명되었다.
그의 발견은 수많은 세균 감염치료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 되었다.
우연을 끝까지 놓치지 않음이란
나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연구실에서는 이상하리 만큼 조용했고, 뭔지 알 수 있는 향기가 기분도 나빴지만 ,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홍차가 있어 위로를 해 주는 듯했다. 홍차는 조금 식어 있었지만 은은한 향은 남아 있어 나의 기분을 달래주어 미소를 지으며 플레밍을 바라보았을 때 나를 바라보던 플레밍은 배양접시에 시선을 두며 말했다. "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합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칫하더니 이내 이어갔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가끔 오래된 책상 위에도 있죠" 나는 웃으며 말했다. '버려진 듯 방치된 배양접시에서 말이죠' 나는 혼잣말처럼 나에게 마음으로 말했다. "그것을 발견한 비결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그는 " 정말로 보는 것입니다." 그 순간 어린 시절 스코틀랜드 들판이 떠올랐다. "잘 보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말하던 소년이 줄지어 지나가던 개미를 관찰하면서 내게 한 말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위대한 발견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었고, 자연을 오래 바라보던 소년의 눈이, 또 결정을 세심하게 관찰하던 청년의 눈이, 그리고 오늘 이 배양접시 앞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항해일지★
세상은 이 날을 "우연한 발견의 날"이라고 말하고 기억한다.
그러나 사실은 우연이 세상을 바꾼 날이 아니라, 한 사람이 우연을 끝까지 놓치지 않었던 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