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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인물 만나 대화하기

인류를 살린사람들-플레밍 3번째 여행

by 시간 여~행~자 2026. 7. 7.

시즌 2. 인류를 살린 사람들

제3화. 우연을 지나치지 않은 사람

어린 시절 알렉산더 플레밍은 들판에서 조용히 개미를 바라보던 소년이었다. 청년이 된 그는 사람의 몸속에서 자연의 질서를 발견하려 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의 인생을 바꾸는 하루를 만나러 갑니다.

나의 타임머신은 이제 출발합니다.

1928년 9월 런던

시간의 문이 열리자 9월 런던의 모습이 육안으로 들어왔다. 여름의 끝자락을 지나 완연한 가을을 접어들어 주변은 맑은날도 잠시, 아침이면 템즈강에서 피어오른 눅눅한 강안개와 수백만 개의 가정집 화덕,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석탄연기가 뒤섞여 도시를 뿌연 회색빛으로 뒤 덮고 있었다. 웅장한 빅벤의 종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빨간색 2층 버스(옴니버스), 검은색 오스틴 택시들의 경적이 울려퍼지는 런던의 아침풍경을 바라보며, 이른 아침 택시에서 내려 연구실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아직 약했고, 연구실은 며칠 동안 비워 두었던 듯 조용한 정적이 흐르고 있다. 문이 천천히 열리고, 익숙한 듯한 발자국 소리. 알렉산더 플레밍이었다.

그는 휴가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볼 생각이었다. 연구실 여기 저기에서는 배양접시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는 실험복을 벗어던지고, 책상 위에 정리 안 된 배양접시를 하나하나씩 살펴보고 있었고, 나는 그의 연구실 창가에 찻잔을 준비하고 있다.

인류를 살린사람들-플레밍 3번째 여행
인류를 살린사람들-플레밍 3번째 여행

 

 

우연한 발견 페니실린

창밖에서는 런던의 흐린 하늘 사이로 햇살이 조금씩 번지고 있었다. 홍차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연구실의 차가운 공기를 천천히 녹였다. 나는 찻잔을 들며 물었다. "휴가는 잘 다녀 오셨어요?" 그도 찻잔을 들어 홍차를 한잔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다가 나를 바라보며"가끔은 연구실을 떠나는 것도 필요하지요" 그러면서 다시 찻잔을 내려놓곤, 쉬지 않고 살피더니 배양접시를 하나씩 들어 올리고, 메모를 확인하고, 필요 없는 것은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였다. 플레밍의 손이 한 접시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그저 그 배양접시를 창가쪽으로 가져가 빛에 비춰 보았다. 나도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휴가기간에도 보지 못했던 배양접시들이 연구실에 가득하였다. 플레밍은 배양접시 하나하나를 작은 개미들을 관찰하듯 세심히게 꼼꼼히 살피고, 노트에 기록하며 수 많은 배양접시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플레밍은 발걸음을 멈추고, 한 배양접시를 들어서 창가의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향하더니 나를 바라 보았다. " 이것을 보세요" 

배양접시 한쪽에는 푸른빛이 도는 곰팡이가 자라고 있었다. 나는 이 배양접시가 무엇이 다른지를 알지 못했다. 그냥 내가 보기에는 원래 배양접시가 오염되어 있는듯 보였다.원래라면 오염된 실험은 실패로 여겨졌을 것이다. 버리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고 흥분한 목소리로 너에게 설명해 주었다. 배양접시에 있는 곰팡이 주변만 둥글게 비어 있는 것이 보이냐며 나에게 내밀었다. 그러하였다. 곰팡이 주변을 에워싸듯 둥그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그 안에서는 세균이 자라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바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것이 무엇인가요?, 무엇이 보이는 것인가요?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인가요?" 나도 모르게 흥분된 어조로 묻자 플레밍은 한잠 동안이나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배양접시를 떠나지 않았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상 합니다!"

감염치료의 출발점을 열다

"여기만 세균이 없습니다" 나는 다시 물었다 " 실수는 아닐까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 실수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라는 결론도 관찰을 마친 뒤에야 내려야 합니다." 

앗! 이 말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너무 빨리 '실수'라고 단정하며 지나치는가.

플레밍은 배양접시를 버리지 않았다. 대신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확대경을 들고 곰팡이 주변을 다시 살폈다, 메모를 남기고, 다시 관찰하고, 또 질문했다.

역사적으로 플레밍은 이날 이 곰팡이 시작해서 "이 곰팡이가 세균의 성장을 막는 물질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 물질을 훗날 페니실린이라고 명명되었다.

그의 발견은 수많은 세균 감염치료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 되었다.

 

우연을 끝까지 놓치지 않음이란

나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연구실에서는 이상하리 만큼 조용했고, 뭔지 알 수 있는 향기가 기분도 나빴지만 ,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홍차가 있어 위로를 해 주는 듯했다. 홍차는 조금 식어 있었지만 은은한 향은 남아 있어 나의 기분을 달래주어 미소를 지으며 플레밍을 바라보았을 때 나를 바라보던 플레밍은 배양접시에 시선을 두며 말했다. "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합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칫하더니 이내 이어갔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가끔 오래된 책상 위에도 있죠" 나는 웃으며 말했다. '버려진 듯 방치된 배양접시에서 말이죠'  나는 혼잣말처럼 나에게 마음으로 말했다. "그것을 발견한 비결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그는 " 정말로 보는 것입니다." 그 순간 어린 시절 스코틀랜드 들판이 떠올랐다. "잘 보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말하던 소년이 줄지어 지나가던 개미를 관찰하면서 내게 한 말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위대한 발견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었고, 자연을 오래 바라보던 소년의 눈이, 또 결정을 세심하게 관찰하던 청년의 눈이, 그리고 오늘 이 배양접시 앞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나는 마지막 차를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 조용히 연구실 문을 나섰다. 시간의 문이 다시 열리며 현재가 나를 불러오고 있었다. 세상은 그날을 "우연한 발견의 날"이라고 기억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기억하고 싶다. 그날은 우연이 세상을 바꾼날이 아니라, 한 사람이 우연이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날이었다. 나는 여행가방을 닫으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오늘도 또 한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그는 내게, 기적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끝까지 바라보는 눈에서 시작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항해일지★
우리의 여행은 "곰팡이가 항생제를 만들었다"라는 결과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1928년 9월의 어느 아침, 휴가를 다녀온 플레밍이 런던의 세인트 메리 병원 연구실에서 배양접시를 정리하다가 곰팡이 주변의 세균이 자라지 않는 중요한 역사적 발견의 날을 직접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