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제너를 향한 타임머신이 다시 굉음을 내며 움직입니다. 이곳은 1796년 런던. 자갈이 깔린 도로는 마차, 짐수레, 말을 탄 사람들과 걸어 다니는 보행자들로 가득 차 늘 혼잡했습니다. 마차 바퀴가 자갈길을 굴러가는 덜컹거리는 소리, 마부들의 고함, 잡상인들의 외침으로 도시는 잠시도 조용할 틈이 없다.
거리 곳곳의 커피하우스는 지식인, 상인, 정치인들이 모여 신문을 읽고 정치를 논하며 주식 거래를 하던 정보의 허브였습니다. 템즈강은 런던의 젖줄이자 세계무역의 중심이 되어 있다. 전세게에서 온 돛단배와 초기 형태의 증기선들이 뒤엉켜 장관을 이루고 있고,
설탕, 담배, 면화, 차 등 대영제국의 식민지에서 들어온 물화가 끊임없이 하역되었다.
산업혁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영국을 비롯한 유럽이지만 전염병은 만연하여 심각한 상황이었고, 특히 천연두는 유럽 전체가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였다.
내가 도착한 이곳의 마을에도 또 다시 천연두 이야기로 사람들이 들썩이고 있고,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고, 누군가는 얼굴에 깊은 흉터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이 병 앞에서는 신분도 없고, 재산도 큰 의미가 없었다. 오늘 난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 의사를 다시 만나왔다.

청년 에드워드 제너와 존 헌터를 만나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한 젊은이가 두꺼운 책을 품에 안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다. 그의 걸음은 바빴지만, 시선은 여전히 주변을 놓치지 않았다. 길모퉁이에서 다친 새 한 마리를 잠시 바라보고, 꽃가게 앞에서는 이름 모를 식물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에드워드 제너가 어릴 적 들판에서 보였던 그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빠르게 지나가는 그를 불렀다. "애드워드!" 나의 호칭에 그는 뒤를 돌아서 바라보고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다시 오셨군요?" "네, 그래요.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시나요? 차 한잔 하실시간도 없이?" , "아닙니다. 저기 보이네요. 가시죠!" 나는 그가 가르키는 커피하우스를 바라보았다. 고즈넉하지만 고급스러운 그리고 그곳에는 상인 차림의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말끔한 차림의 지식인, 정치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신문을 읽거나 정치를 논하고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부드러운 햇살이 비치고 있는 창가 쪽 탁자에 않았다. 은은한 커피 향과 홍차 향기가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는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말했다."런던은 모든 것이 빠릅니다."나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스코틀랜드... 아니, 버클리의 들판이 그립지는 않습니까?"그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많이 그립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이해하려면 세상도 함께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그의 말에는 어린 시절에는 없던 깊이가 담겨 있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제너는 런던에서 존 헌터 밑에서 의학과 해부학, 자연 관찰의 태도를 배웠다. 헌터는 제자들에게 책의 권위보다 직접 관찰과 실험을 중시하는 자세를 가르쳤고, 제너 역시 그 영향을 깊이 받았다. 그때 문이 열리며 한 중년 신사가 들어왔다. 온화한 눈빛을 가진 사람이었다. 에드워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인사했다. "선생님." 그가 바로 존 헌터였다. 잠시 뒤 헌터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제너에게 물었다. "자네는 아직도 질문이 많은가?" 에드워드는 웃으며 대답했다. "오히려 더 많아졌습니다." 헌터도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조용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질문은 좋은 시작일세."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질문만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네." 에드워드는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헌터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직접 보고.""직접 확인하고.""직접 실험하게." "그래야 진실은 자네 것이 되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린 에드워드가 개울가에서 했던 질문이 떠올랐다.'왜 어떤 사람은 병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괜찮을까요?' 그 질문이 이제는 답을 찾아가는 길로 바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짧지만 묵직한 대화를 마치고 커피하우스를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에는 열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있었고, 복도에는 가족들의 근심 어린 얼굴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제너가 조용히 말했다. "의사는 병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 말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환자의 손을 잡고 안부를 묻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나누었다. 병보다 먼저 사람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서 훗날의 제너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바쁘게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그에게 어떠한 질문을 할 틈도 없이 바삐 시간을 흘러 어느덧 노을이 보일때 즈음 나는 차를 한잔 권하며 물었다. "환자들을 돌보면서 지금 이순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의문점들은 있나요 그리고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있을까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버클리에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우유를 짜는 여인들은 천연두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말을 자꾸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그 의문점의 실타래를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할지를 전혀 모르겠어요" 그는 스스로도 그 이야기가 왜 그렇게 마음에 남는지 아직 설명하지 못하는 듯했다.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훗날 그 작은 이야기가 수백만 명의 생명을 살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러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 번의 용기, 그리고 인류에게 남겨진 희망
의사가 된 제너는 매일 환자들을 돌보며 만난 환자들 중에 우두를 앓던 환자가 많았지만 이러한 환자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기록을 계속해 오고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수십에서 수백 명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제 여긴 제너가 있는 작은 진료실 안에 와 있다. 진료실은 너무나도 고요하였다. 창밖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천연두의 공포가 숨어 있었다. 오늘 제너는 평소보다 말이 적고 생각이 많은 듯 보였다. 그는 조용히 책상 위에 여러 해 동안 모아 온 자신의 기록을 보고, 또다시 살피었다. 나는 조용히 제너를 불러 물었다, "여러해 동안 기록한 자료와 선생님의 생각이 정리가 되신 건가요?" 그는 곧바로 답을 이어가지 못했다. 연구실 창가에 마련된 찻잔에 차를 따르며 멀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더니 그는 말했다. "젖소를 짜던 여성들 가운데 손에 우두의 흔적은 있었지만 그 사람들은 천연두만은 피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는 말을 이어갔다. "우두가 답이 될 수 있다면 수억 명의 사람들이 원인도 모른 채 죽거나 얼굴에 흉터(곰보자국)가 남는 일을 없을 겁니다" 그는 수많은 관찰 끝에 결정을 내렸다.
1796년 5월 우두를 이용해 천연두를 막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당시에는 새로운 치료법을 검증하는 체게도 지금과 달랐고, 의사들은 스스로의 판단에 큰 책임을 져야 했다. 이제 제너는 우두에 감염된 여성의 수포에서 고름을 채취해 어린 소년 제임스 핍스의 팔에 접종하였다. 소년은 가벼운 우두를 앓더니 곧바로 회복되었다. 이후 제너는 이 소년에게 천연두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였다.
이 장면은 당시로서는 현대적 임상시험제도나 연구윤리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던 때 이기에 너무나도 위험한 시도였지만 그 시대가 가진 한계 안에서 더 안전한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결국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 우두를 통해 천연두에 대한 면역(항체)이 생겼음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이 치료법은 소 우자를 써서 우두법 또는 종두법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일부 의사들과 사람들 사이에서는 우두를 접종하면 사람의 몸이 소처럼 변할 것이라는 괴수문까지 퍼져 나갔지만, 제너는 논쟁보다 기록으로 답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예방 효과를 확인한 의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예방접종이 조금씩 확산되어 퍼져나갔고, 훗날 루이 파스퇴르는 제너의 업적을 기리며 이 방어 접종 기술을 "백신"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결국 1980년 세계보건기구는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음을 공식선언하게 되었다.
우두 바이러스 : 주로 소의 젖 등에 물집과 딱지가 생기는 증상으로 나타나며, 사람도 소와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사람이 우두에 걸리면 손등이나 팔 등에 물집이 잡히고, 가벼운 열이 나는 증상이 생기지만 아주 경미하게 지나간다. 우두에 감염된 사람은 천연두처럼 목숨을 위협하거나 얼굴에 심한 흉터(곰보자국)가 남지 않는다.
★항해일지★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을 믿고, 오랜 질문을 끝까지 붙잡았던 한 의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시대가 가진 한계 속에서도 더 나은 길을 찾으려 했고, 그의 용기와 결단이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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