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타임머신은 다시 움직입니다.
이번에는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1833년 무렵 프랑스로 향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지난 여행에서 보았던 작은 마을과는 다릅니다. 조용한 시골길 대신 학생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학교로 보이고, 교실 창문 너머에서는 젊은이들이 책을 펼쳐 들고 토론을 이어갑니다.
우리가 만나러 온 사람은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도 세상은 그를 알지 못합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길을 찾고 있는 평범한 청년, 루이 파스퇴르입니다.

꿈보다 먼저 찾아온 현실
소년 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루이는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더 큰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당시 프랑스에서 학문을 통해 신분을 바꾸고 나라에 기여하는 것이 많은 젊은이들의 꿈이었습니다. 루이는 역시 공부를 위해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그의 첫 도전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 가족이 없는 생활. 이러한 것들이 젊은 청년에게는 향수병이라는 마음의 병으로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도 처음부터 좋은 환경에서 천재적인 자질을 가지고 시작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청년 루이는 처음부터 강한 사람은 아니였습니다. 그 역시 가족이 보고 싶어 밤을 지새우며 힘든 삶을 이어가던 청년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일어서는 용기
잠시 고향으로 돌아온 루이는 실패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아들을 다그치기보다 다시 일어나 수 있도록 곁을 지켜 주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자신의 삶으로 중요한 가르침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쟁을 겪은 뒤에도 묵묵히 가정을 책임졌던 아버지의 모습은 말보다 큰 교육이었을 것입니다. 루이는 다시 책을 들었고, 마침내 파리의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 입학하게 됩니다.
École Normale Supérieure
École Normale Supérieure(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 ENS)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최고 수준의 고등교육 및 연구기관이다. 뛰어난 선발 경쟁률과 연구 중심 교육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수많은 학자와 연구자, 공직자를 배출해 프랑스 학문과 공공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연구보다 먼저 배운 것
대학에 입학한 청년 루이는 연구실 창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 청년은 현미경도 아닌 작은 확대경과 결정표본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그는 내가 온 줄도 알아채지 못하고, 손바닥만 한 결정 하나를 몇 번이고 돌려보며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그는 고개를 돌려 나와 마주쳤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기억하나요?"라고 묻자, 어린 시절보다 훨씬 단단한 눈빛과 작은 미소를 지으며"그럼요"라고 말하곤 창가 작은 주전자와 찻잔 두 개를 꺼내어 차를 따라 주며 말했다. "저는 생각이 막힐 때면 차를 마십니다" "뜨거운 물에 천천히 입을 열게 하듯, 사람의 생각도 서두르면 보이지 않는 것이 있더라고요"
나는 그가 무엇가를 위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음을 직감하고 차를 마시며 그를 주시하였다.
그는 다시 그 결정을 빛에 비추어 보기도 하며 관찰을 이어가고 있을 때 나는 조심스럽게 결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 모두가 비슷한 돌처럼 보이는데, 무엇을 그렇게 오래 보고 계셨습니까?" 그는 들고 있던 결정 두 개를 내 앞에 내려놓았다"겉으로는 똑같아 보이지요?" 나는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종이 위에 두 결정을 나란히 그려 보였다. "자세히 보면 서로 거울을 마주 보는 것처럼 생겼습니다"
실제로 파스퇴르는 젊은 시절 주석산염 결정의 형태를 세심하게 관찰했고, 서로 닮았지만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구조를 발견했다. 이 연구는 분자의 입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고, 훗날 화학과 생명과학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남들은 모두 같은 것이라고 지나쳤습니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저는 같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같다고 믿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리는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것을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넘겨버리는가. 사람도, 생각도, 삶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말이다.
모든 사물에 집중하고 연구하는 태도를 본 나는 그에게 "선생님은 위대한 과학자가 되고 싶은 겁니까?"라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다만 진실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하 이것이로구나! 그는 단지 "사실"을 알고 싶었던 거구나. 결국 이러한 태도나 마음이 훗날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연구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아직 이 젊은 청년은 알지 못했다.
그리곤 나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세상은 답을 가진 사람보다 끝까지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덕분에 조금씩 앞으로 나아갑니다"라고 말이다. 이 말을 남기고 그는 연구실을 나섰다.
남들이 보지 못한 차이를 끝내 발견하려는 사람. 아마도 인류를 구하는 위대한 업적은 그 순간이 아니라 그 순간을 수없이 반복하는 성실함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타임머신의 문이 열려 나는 현세로 돌아왔다.
★항해사 보고일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루이파스퇴르가 천재였기 때문에 위대한 과학자가 된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대한 과학자가 되었습니다.
다음 편은 이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파스퇴르가 '자연발생설'에 의문을 품고 백조목 플라스크 실험으로 미생물의 존재를 증명하는 여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그는 뛰어난 화학자를 넘어, 인류를 살린 과학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