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정은 젊은 노자를 만나 서두르지 않는 삶의 의미를 배우고, 자연의 섭리에서 배우는 숙연함이란 가르침 받고 현세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어느덧 연륜이 묻어 나는 노자의 삶을 찾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소를 탄 노인을 만나다
며칠이 지나 난 다시 타임머신의 문 앞에 섰다. 이번 여행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웠다. 지난 만남에서 노자는 이미 세상의 모든 욕심을 내려놓은 사람처럼 보였다, 마치 그의 눈빛은 미련도, 후회도 없어 보였다. 마치 오래전부터 떠날 날을 알고 있었던 사람 같았다.
이제 타임머신의 문은 열렸고, 시간은 거슬러 어느덧 새벽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저 멀리 안개가 옅게 깔린 길 위에 한 마리의 푸른 물소가 천천히 걸아가고 있었다. 그 소의 등에는 작은 짐 하나가 실어져 있고, 허리는 조금 굽었지만 걸음은 여전히 평온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노자였다.
길 떠나는 노자
나는 조용히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는 뒤를 돌아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 또 왔구먼"
세월의 흔적은 비껴갈 수 없는 것 같았다, 젊은 시절의 노자와는 달리 주름이 가득하고, 허리는 굽어 쇄약해 보이는 노인의 모습으로 변한 노자는 한 손으로 소를 몰고, 한손으로 나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었다.
"선생님! 정말 떠나시는 겁니까?" 노자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새들은 동쪽으로 날아가고 있었고, 이름 모를 꽃들이 바람을 따라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떠난다고 생각하면 떠나는 것이고,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돌아가는 것이지" 아하! 나는 노자의 말을 곱씹으며 소의 걸음에 맞춰 천천히 따라나섰다. 길은 한없이 고요하였다. 궁궐의 시끄러운 말소리도 없고, 시장사람들의 흥정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멀리 지나온 셈이다. 한참을 걷다 보니 작은 시냇가에 이르렀다.
노자는 소를 쉬게 하고, 소의 등에 둔 봇짐에서 작은 주전자를 꺼냈다.
"여기에서 쉬어가세나, 차를 한잔 마시며" 그 말에 나도 익숙하게 나뭇가지를 주어 불을 피웠다
시냇물을 맑았고, 주변 산세는 마치 우리 두 사람을 둘러싸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나는 문득 궁금했던 질문을 꺼냈다.
"선생님은 왜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시는 겁니까?"
노자는 찻잔을 바라보다가 잔잔히 웃었다. "나는 세상을 버리는 것이 아니네" "세상을 나를 놓아주는 것이지"
나는 순간 마음이 먹먹해 짐을 느껴졌다.
현세에서 우리는 어떠한가 끝까지 쥐려 하고 놓아주지 않으려 안간힘을 다 쓰지 않는가. 직장을 떠나면 실패한 것 같고, 관계가 끊어지면 무언가를 잃은 것 같고, 나이가 들면 늙었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노자를 끝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차 향기가 바람을 타고 퍼졌다.
나는 조심스레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은 후회가 되는 일은 없으십니까?"
노자는 잔을 내려놓고, 시냇물을 바라보더니 시냇물 위를 떠가는 낙엽 하나를 가리기며 말했다.
"낙엽이 나무를 원망하던가? 강물이 바다를 두려워하던가?" "아닙니다"
"사람만이 지나간 시간을 붙잡으려 하지"
우리는 어제를 붙잡고,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을 놓치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노자는 지금 이 순간의 차 한잔을 온전히 음미하고 있었다.
함곡관에서 적은 한 글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멀리 성문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함곡관이었다.
성문 앞에서는 한 관리가 노자를 알아보고 공손히 예를 올렸다.
"선생님, 세상은 선생님의 지혜를 아직 다 배우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떠나시면 후세가 너무 아쉬워할 것입니다."
노자는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이때 관리는 다시 간청했다.
"떠나시기 전에 선생님의 생각을 글로 남겨 주십시오"
노자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은 말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붓을 들었다.
그리고 첫 글자를 적었다.
"도(道)'였다, 단 한 글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 글자는 권력을 위한 책도 아니었고,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도 아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조용히 묻는 한 권의 길잡이였다.
이것이 훗날 "도덕경"이라 불리게 될 줄은 그 자리의 누구도 알지 못했다. 노자는 마지막장을 덮고 붓을 내려놓았다.
관리에게 죽간을 건네며 말했다. "글은 길을 알려 줄 뿐이다" " 걸아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네" 그는 다시 소의 등에 올랐다.
노자의 도덕경
나는 떠나는 노자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선생님,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노자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도를 찾는 사람은 언제나 만나게 될 것이네"
소는 천천히 서쪽으로 걸어갔다, 안개는 점점 짙어졌고, 그의 모습은 산과 구름사이로 서서히 사라졌다.
역사 속 노자의 도덕경에서 '도(道)'는 만물을 생장시키지만 만물을 자신의 소유로는 하지 않는다. 도는 만물을 형성시키지만 그 공(功)을 내세우지 않는다. 도는 만물을 성장시키지만 만물을 주재하지 않는다. 즉 사람이 우주의 근본이며, 진리인 도의 길에 도달하려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무위자연' 사상이다. 즉, 법률·도덕·풍속·문화 등 인위적인 것에 얽매이지 말고 사람의 가장 순수한 양심에 따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며 살아갈 때 비로소 도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현세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처음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그는 서쪽으로 떠난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간 것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한마디는 지금도 내 귓가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
"인생은 빨리 가는 사람이 완성하는 길이 아니라, 자신의 걸음으로 끝까지 걸어가는 길이네"
나는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 언젠가 다시 길 위에서 뵙겠습니다"